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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시험 성적 환자 예후 영향…성적 좋을 수록 사망률↓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전문의 시험 성적이 좋을 수록 진료하는 환자의 예후도 좋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공부 잘하는 의사가 진료도 더 잘본다는 의미다.이는 곧 재입원율과 사망률로 나타났는데 상위 25% 성적을 거둔 의사는 하위 25% 의사에 비해 환자가 7일 이내 사망할 위험이 8%나 감소했다.전문의 시험 성적이 좋을 수록 환자 예후도 좋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현지시각으로 8일 미국의사협회지(JAMA)에는 전문의 시험이 환자의 예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대규모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10.1001/jama.2024.5268).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의사 면허를 취득한 뒤 인턴, 레지던트(전공의) 과정을 밟은 뒤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는 것이 표준으로 정립돼 있다.하지만 과연 의사 시험 점수와 전문의 시험 성적이 환자에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는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사실상 통과(PASS)와 탈락(FAIL)로만 나눠져 있고 통과하게 되면 누구나 전문의 자격이 주어진다는 점에서 동일한 선에 서기 때문이다.미국 내과의사회와 하버드 의과대학 부르스 랜던(Bruce Landon) 교수가 이에 대한 연구에 들어간 것도 이러한 배경 때문이다.전문의 과정을 평가하는 목적을 생각할때 과연 성적이 환자의 예후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파악해야 평가 기준과 난이도를 설정하는데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부르스 랜던 교수는 "전문의 자격 취득에 필요한 지식과 경험을 갖췄는지에 대해 매년 평가가 이뤄지고 있지만 과연 이러한 테스트의 기준이 적정한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한 것이 사실"잉라며 "테스트 점수와 기준의 신뢰성을 측정하기 위한 연구"라고 설명했다.이에 따라 연구진은 신규로 내과 전문의를 취득한 6898명을 대상으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총 45만 512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추적 관찰을 진행했다.전문의들을 상위 25%의 상위 그룹과 하위 25%의 하위 그룹, 나머지를 중간 그룹으로 나누고 이들의 진료 및 치료 결과가 차이가 나는지를 확인한 것이다.점수는 내과 전문의 평가의 두가지 트랙인 ABIM 인증, 즉 내과 전문의 자격시험 점수와 내과의사회의 마일스톤 평가가 모두 포함됐다.그 결과 내과의사회가 만든 마일스톤 평가의 경우 진료와 치료 결과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마일스톤 평가를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하건 턱걸이로 통과하건 진료와 환자의 예후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는 의미다.그러나 내과 전문의 자격시험, 즉 ABIM 인증 점수는 달랐다. 상위 그룹과 하위 그룹간에 분명한 차이가 나타났기 때문이다.실제로 7일 이내 사망률과 재입원율을 분석하자 상위 그룹은 3.5%에 불과했지만 중위 그룹은 5.6%로, 하위 그룹은 8.8%로 점점 높아졌다.병원에 입원해 체류하는 시간 또한 상위 그룹은 1.01일에 불과했지만 하위 그룹은 3.6일로 많이 길어졌다.마찬가지로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하위 그룹은 상위 그룹 전문의에 비해 환자와 2.4% 더 많은 상담을 나눈 것으로 집계됐다. 이로 인해 퇴원 결정이 느려졌다는 의미다.가장 중요한 지표로 삼은 7일내 사망률도 차이를 보였다. 하위 그룹 전문의에 비해 상위 그룹 전문의에게 진료나 치료를 받은 경우 사망률이 8%나 감소한 이유다.부르스 랜던 교수는 "전문의 자격 시험 점수가 환자의 예후에 직접적인 연관성을 가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최초의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장기적으로 더 좋은 전문의를 배출하기 우이해 자격 시험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귀중한 통찰력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2024-05-09 05:30:00의료기기·AI

산정특례 필요 손발바닥 농포증 '스카이리치' 활용 숙제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건선 치료 시장에서 생물학적제제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스카이리치(리산키주맙, 한국애브비)가 국내 적응증 확대를 통해 영역을 넓히고 있다.건선 환자가 동반할 가능성이 높은 '손발바닥 농포증'에도 적응증을 추가한 것인데, 경쟁약제가 급여로 적용된 만큼 향후 과제도 남아 있는 모습이다.고려대 구로병원 백유상 교수는 희귀질환인 손발바닥 농포증이 산정특례 적용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고려대 구로병원 백유상 교수(피부과)는 22일 한국애브비가 적응증 추가를 기념해 가진 행사에 참석해 스카이리치의 임상적 의의를 설명했다.손발바닥 농포증의 경우 손바닥과 발바닥에 발진, 무균성 물집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손발바닥 농포증 환자들은 표면이 딱딱하고 두꺼워지거나 홍반 등의 변화를 동시에 겪을 수 있다. 실제로 90%의 손발바닥 농포증 환자들은 질병의 일부 단계에서 판상형 건선과 함께 신체의 다른 부위에도 건선이 발병한다.애브비에 따르면, 국내 손발바닥 농포증 환자 수는 2022년 기준 1만 226명으로, 전체 인구 대비 유병률은 0.02%에 미치지 못한다.이 가운데 백유상 교수는 손발바닥 농포증이 건선보다 환자 생활에 더 크게 지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더 큰 삶의 질 하락을 겪을 수 있다는 뜻이다.백유상 교수는 "손발바닥 농포증은 희귀난치 질환으로 질병의 호전과 악화를 끊임없이 반복하기 때문에 올바른 진단과 효과적인 치료로 꾸준히 관리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치료에 있어 효과와 안전성을 갖춘 치료제를 선택해야 한다. 장기간 지속해야 하는 특성 상 환자의 편의성도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현재 손발바닥 농포증 치료는 약물치료가 우선시 된다. 중증도에 따라 국소 약물요법, 광선요법, 전신 경구제 등을 사용한다.최근 활용도가 늘어나고 있는 생물학 제제를 이용한 치료법은 전신 약물이나 광선 치료에도 호전이 없을 경우 고려할 수 있는 선택이다. 스카이리치도 보편적인 치료에 반응이 불충분하거나 또는 내양성이 없는 중증 성인(18세 이상) 환자를 대상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판상 건선과 건선성 관절염에 이은 세 번째 국내 적응증 확대다.환자들은 스카이리치를 1회 150mg을 0주, 4주, 그 이후에는 12주마다 한 번씩 피하투여하면 된다.백유상 교수는 "손발바닥 농포증 환자는 환경적 요인에 따라 담배를 꼭 끊어야 한다. 감염 관리도 중하기 때문에 구강관리도 신경 써야 한다"며 "건선성 질환 치료에서 유의미한 효과와 연 4회라는 편의성을 갖췄기에 손발바닥 농포증에도 스카이리치가 새로운 옵션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아울러 백유상 교수는 손발바닥 농포증의 산정특례 적용을 위한 희귀질환 지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참고로 대한건선학회는 지난해 손발바닥 농포증을 희귀질환으로 지정했지만 탈락해 올해 재지정을 신청한 상태다.백유상 교수는 "경구약제들이 손발바닥 농포증 치료에 쓰이고 있지만 부작용이 많다. 가임기 여성에는 활용이 불가능하거나 탈모, 간 및 신독성 등이 대표적"이라며 "문제는 해당 질환이 산정특례 대상이 아니라는 점"이라고 지적했다.그는 "질환 자체가 산정특례가 대상이 아니라 본임부담률이 상당히 높다"며 "효과는 있는데 경제적으로 환자가 약값을 부담하기 힘들어 활용을 못하는 사례가 있다. 이를 위해 희귀질환 지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2024-04-22 13:27:07제약·바이오

"전공의 대란…상종 평가기준 손질안하면 서울권도 줄탈락"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전공의 집단 사직 상황에서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 기준을 손질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한 현재 상급종병 지정 기준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대한병원협회 주최로 열린 KHC에서 '상급종합병원 제도 왜 필요한가'를 주제의 포럼이 열렸다. 이날 포럼은 상급종병 제도의 한계점을 짚어보기 위해 마련했지만, 상급종합병원 경영진들은 평가기준 개선을 촉구해 눈길을 끌었다.고신대병원 오경승 병원장은 포럼에서 상급종합병원을 지정받아야 하는 이유를 밝히면서 지정 기준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포럼 패널로 나선 고신대병원 오경승 병원장은 "전공의들이 집단사직하는 작금의 대란 상황에서 전공의 인력 관련 평가기준을 그대로 유지할 경우 서울권 상급병원도 지정 탈락하는 병원이 많다"고 말했다.오 병원장에 따르면 앞서 고신대병원이 상급병원 지정평가 탈락 원인 중 하나가 저조한 전공의 지원율이 크게 작용했다. 지방 대학병원은 전공의 인력을 채우는 것이 어려운데 상종 지정평가 기준에서 이 항목에 대한 비중을 높이면서 급기야 탈락했다.하지만 전공의 집단 사직 대란 상황에서는 고신대병원과 같은 사례가 전국 상급종병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그는 "앞서 2, 3주기까지 상급종병을 유지하다가 4주기 탈락 후 다시 5주기 지정받기까지 너무 힘들었다"면서 "인턴 등 전공의는 물론 의대생도 휴학 중이다. 정상화되기까지 5년 이상 걸릴텐데 6주기 상급종합병원 지정 평가에서 (전공의 인력)해당 평가항목을 넣는 것은 곤란하다"고 지적했다.그는 이어 "현재 전공의 사직으로 이미 50억~100억원 이상의 손해를 보고 있는 상황에서 (전공의 인력 기준 관련)대책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또한 오 병원장은 일선 3차병원이 상급종합병원에 목을 매는 이유도 허심탄회하게 밝혔다. 고신대병원이 상급종병 지정 탈락 당시 1년에 15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다. 재지정까지 3년이 걸리는 것을 고려할 때 450억원이 적자인 셈이다.게다가 상급종병일 때에는 문제가 안됐던 진료 심사도 2차병원으로 진료비 심사를 받는 과정에서 신의료기술 심사 상당수가 삭감 처분되는 경우가 많다.오 병원장은 "의료진들은 소신을 갖고 신의료기술 치료를 하는 것인데 계속해서 삭감되면 위축될 수 밖에 없다"면서 단순히 병원 경영적 문제 이외에도 다양한 문제점이 많다고 지적했다.이날 포럼에서는 3수 끝에 성빈센트병원 정진영 의무원장도 병원 경영상의 이유로 상급종합병원에 수차례 도전해왔다고 밝혔다.정 의무원장은 이어 상급종병 지정평가를 준비하면서 평가 기준에서 투명성과 공정성 차원에서 의문도 제기했다.그는 "정형외과 질환의 경우 B,C 수준의 난이도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개인적으로 볼 때 이보다 낮은 난이도 질환이 중증도 A평가를 받기도 한다"면서 "중증도 기준을 납득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이날 주제발표를 맡은 연세대 보건대학원 의료경영학과 장석용 부교수는 "상급종합병원이 적자에 빠지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하는 상황 자체가 아이러니하다"면서 "정부 차원에서 보상제도를 세심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24-04-11 15:59:13병·의원

성급한 의학교육, 80년대 졸업정원제 경험

메디칼타임즈=창원파티마병원 마상혁 과장 1986년 3월이었다. 예과 2년을 마치고 본과수업을 위하여 건물에 들어가는 순간의 압박감을 잊을 수 없다. 학업에 대한 부담은 상상을 초월하였다. 그런데 3월 첫 강의시간에, 교실에 들어가니 앉을 수 있는 자리가 보이지 않았다. 1984년에 입학할 때는 졸업정원 160명, 여기에 졸업정원제로 10%인 16명을 더 선발하여 176명이 입학하였다. 그러나 그전에 졸업정원제로 30% 추가인원을 선발한 상태이었고, 이중 많은 학생들이 유급을 하여, 1986년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본과 1학년 교실은 160명 정원인데 출석번호는 278번까지 있었다. 그러니 오전 9시 강의시작인데 도착은 8시에 했지만 강의실에는 자리가 보이지 않았다. 뒷 자리 구석진 곳에, 교수님 얼굴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곳에 겨우 자리를 잡아서 첫 수업을 받게 되었다. 칠판도 가려서 잘 안보이고 필기도 제대로 못할 상황이었다. 필기를 하지 못하는 온라인 수업과 같은 상황이었다. 맨 뒤에 자리 잡은 동기들은 글자가 보이지 않으니 망원경을 들고 수업을 듣는 말도 안되는 일도 벌어졌다. 당시 대학졸업 정원제는 대학의 정원보다 많은 신입생을 선발하고 초과 인원을 중도에 강제 탈락시켜 졸업 시에 정원을 맞추는 교육정책이었다. 과열 과외와 재수생 문제에 대한 해소 대책으로 1981년 입학생부터 졸업정원제를 전면 시행하였다. 졸업정원제는 대학 여건에 대한 고려 없이 획일적으로 시행되면서 많은 비판이 따랐고, 1987년에 폐지되었다. 한 마디로 준비안 된 밀어 붙이기식 정책이었다. 당연히 교육 환경은 매우 부실하여 일찍 가지 않으면 강의실에 입장이 안되었고, 해부학 실습은 실습용 카데바가 부족하여 겨울방학 때 겨우 할 수 있었다. 그것도 카데바 1구에 10여명이 달라 붙어서 한 기억이 난다. 이후 임상실습은 학생을 교육하는 교수들의 부족으로 전공의가 교육을 담당하는 경우도 있었고, 어떤 경우는 교수님이 시간이 없어서 오전에 잠깐 실습수업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학생 수가 너무 많아서 제대로 된 실습교육을 받았다는 기억을 할 수가 없다. 준비안 된 정책으로 너무나도 가혹한 환경에서 학교를 다녔다. 지금 과거의 악몽이 반복이 되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경험하지 못한 국민들은 이해가 안될 것이지만 이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학교 다닐 때 부족한 임상교육은 전공의 수련을 하면서 많이 보충할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로 말도 안되는 환경에서, 살인적인 근무-주당 120시간 이상 근무-하면서도 공부하고 환자들을 돌보면서 현재까지 이르게 되었다. 전문의 시험을 통과는 했지만 환자들은 예외인 경우가 많았고, 학창시절 교수님이 해주신 '환자는 교과서대로 아파주지 않는다'는 말씀을 되새기며 새로운 치료법에 대한 공부는 계속해야 했다. 전문의를 취득한 후 10년 정도 세월이 지나서야 어느 정도 안정감을 가질 수 있었다. 그 동안 시간은 항상 부족하고, 쫓기듯 이 살면서 매일 의사로서 뭔가를 보충하지 않으면 안되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살았다. 의과대학 입학하고, 의사면허 시험을 통과하고, 공부 열심히 해서 전문의를 취득한다고 하여도 이후의 과정은 매우 험난하다. 따라서 양질의 의사를 기대한다면 의과대학에서 교육 환경을 제대로 준비해야 하고, 의사면허증 취득이후에도 지속적인 교육체계를 가지고 있어야 하며, 이런 관리는 공무원들이 아닌 전문가들이 해야 한다. 국민들이 생각하는 의과대학을 졸업 후 경제적인 지위가 보장되려면 상상이상의 초인적인 노력이 필요하게 된다. 이런 노력하지 않고 경제적인 부를 가질 수 있는 방법은 사람을 속이는 방법밖에 없다. 교육은 시설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교육 내용이다. 의과대학 교수가 학생 수를 나누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데 임상교수인 경우 진료를 빼면 가능할 수도 있다.  전문의가 되고 난 뒤 약 10년이 지나야 환자가 시야에 제대로 들어오는데 교수는 이런 과정보다 더 엄격한 과정을 통과해야 하며, 본인도 엄청난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이런 지경인데 보건복지부 차관은 의과대학 교수 1000명 증원이라는 이야기를 너무나 쉽게 이야기 한다.  여기에 졸업정원제를 이미 경험하여 충분히 가능하다고 하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다. 그 시대를 경험하지 못한 공무원들의 오만한 판단을 보여주는 것이다.  국민들은 지금 공무원들과 정치인들에게 속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하향평준화를 생각하고, 교육환경도 제대로 준비안 된 상태에서 학생들을 교육하면, 운이 좋아서 의사국가고시는 합격할지 몰라도 국민들은 양질의 진료는 바라지 말아야 한다. 또한 지금 공무원들과 정치인들이 발표하는 정책을 신뢰를 할 수 없다. 이유는 이전에도 여러 번 정책 발표 후 약속을 지키지 않은 바 있으며, 예산확보,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없이 제목만 발표되고 있고, 의료정책에 문외한인 공무원들과 정치인들의 책임 없는 결정이 반복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치인의 독단적인 결정이 아니라,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을 통한 거버넌스를 통한 정책 결정과 책임 있는 수행이 필요하다. 국민들도 선입견을 버리고 한국의 의료문제만 아니라 인구감소, 지방의 소멸, 교육불평등, 지방과 수도권, 도시와 시골의 삶의 인프라의 불평등, 다문화가정의 문제 등의 다가오는 미래를 심각하게 고민을 함께 해야할 시간이다.
2024-03-26 05:30:00오피니언

바위에 던져지는 계란의 심정으로

메디칼타임즈=연세의대 장성인 교수(예방의학) 2020년도 문재인정부 시절 지역간 의료격차를 줄이고 공공의료를 확충하기 위해 의대 정원을 연 400명씩 10년간 늘려 4000명의 의사를 추가 배출하겠다고 했을 때, 필자는 보건의료정책을 전공으로 하는 예방의학자로는 드물게 전면에서 반대를 했었다. 당시 공공의대 설립과 지역의사제 등의 정책과 맞물려 보건의료노조 등의 기반이 되는 지방의료원, 공공병원을 확대하는 것이 최종 목표였음이 명확했고, 실제 보건의료 현장의 문제 해결에는 실효적이지 않을 뿐 만 아니라, 강제적인 공공의료 인프라의 확대가 의료서비스 생산의 효율을 저하시키고 비용을 증가시켜, 오히려 의료체계의 붕괴를 가속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지난 대통령 선거 당시 국민의힘 선대본이나 여의도연구원에서 공약 정책 개발에 참여할 때에도 효율적인 보건의료체계를 유지하고 지속해 나갈 수 있도록 고민하였고, 정권이 교체되고 난 후에도 여러 루트를 통해 보건의료 정책이 이러한 방향을 견지 수 있도록 노력하였다. 비록 충분한 수준에 미치지 못하지만, 소송 부담을 완화시키는 의료사고처리 특례법 추진이나, 강제적인 지역의사제와는 달리 유도를 수단으로 하는 계약형 지역필수의사제 추진 등의 일부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을 통해, 수십년간 일색이던 보건의료정책의 전체적인 기조가 달라졌음을 확인하였다. 이로써 의료체계 붕괴의 가속을 늦추고, 실효적인 의료개혁을 준비할 시간을 조금 더 벌었다는 측면에 의의를 두고 이를 높게 평가했다.그러나 현재 정책 추진을 보며 결과적으로 이 추진이 의료체계 붕괴를 가속하며,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한다는 목표에서도 완전히 벗어나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지방의료원, 공공병원의 확대를 위한 수단으로 의대증원이 추진되었던 것에 비교하면, 현재의 추진은 증원이 실제로 보건의료와 국민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 하에 증원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국민만 보고 흔들림 없이 가겠다고 진심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이것 또한 주객이 전도된 정책이고 판단이다. 의대증원은 필수의료 패키지에서 보완적인 역할을 하는 정책이어야 했다. 따로 꼭지로 만들어질 것도 없이, 각 필수의료 패키지에서 이만큼의 인력을 유도하겠다는 목표에 따라 각 패키지별로 집계되는 수준이었어야 했다. 그러나 모든 정책과 진행이 의대증원 정책을 보조하고 보완하기 위해 따라가는 형국이다. 얼마나 의대를 증원해야 하는지, 의대를 증원해야 하는지 아닌지를 논하는 자체가 이미 십 수년간 길들여진 사회주의 의료의 프레임에 갇혀 있는 것인데, 이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연봉이 너무 높으니 그것을 낮추기 위해 증원을 해야 된다는 등의 자극적인 공산주의식 속내가 부끄럼 없이 대놓고 나오는 것이다. 의대 정원을 증원하든, 동결하든, 혹은 어떻게 든 출구를 찾아 나가든, 이미 그 프레임에 빠져 얼마 남지 않은 보건의료의 붕괴의 시간을 더 앞당기고 말았다. 결국 이렇게 된 것에 대해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이는 이번 총선은 아니더라도 결국 정치적으로도 상당한 부담이 되어 돌아갈 것이다.교과서상 공식적 정책참여자는 입법부(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행정부(보건복지부), 사법부, 그리고 대통령이다. 의사협회나 시민단체, 일반국민들은 비공식적 정책참여자로 분류한다. 직접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정부가 의사 수를 증원하는데 의사와 합의할 이유는 없다'는 보건복지부의 발언은 교과서상 틀린 말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그리고 의사협회로 대표되는 이익집단을 묶어 보건의료정책의 철의 삼각(Iron triangle)이라고 하는 것은 이들이 서로 전문성과 관련 정책과의 관계, 국민의 이익을 대변하는 협력과 조율을 통해 함께 정책을 만들고 시행하는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장기간 의사협회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면서 상당한 수준의 행정적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보건복지부가 지금의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을 리 없고, 위기감의 무게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 할리 없음에도, 국무총리를 본부장으로 하는 '의사 집단행동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전면에 나서서 그 역할을 다하고 있는 것을 보면, 가끔 자조적으로 얘기하는 '늘공(늘 공무원)은 영혼이 없다'는 말이 우스갯소리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철의 삼각 중 하나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총선이 한 달 남은 시점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없고, 사법부는 판결로 정책에 참여하는 수동적인 입장일 수밖에 없다. 남은 공식적 참여자인 대통령은 대통령실의 탄탄한 지원에 힘입어, 흔들리지 않는 의지를 가지고 있는 듯하다.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를 걱정하고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너무 뻔한 세가지 정도 시나리오가 예상된다. 현재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되는 것은, 이대로 '흔들림 없이' 정책이 추진되고, 행정적·사법적 처리가 진행되어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것이다. 사직한 전공의나 전문의 중 다시 근무하기도 하고, 새로 계약하는 경우도 있으며, 혹은 일단은 다시 취직하지 않거나 행정처분 등으로 당장 취직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 더 많은 사직과 이직이 생길 수 도 있다. 행정적·사법적 처리가 합법인지 등을 따지는 것과 행정적 재량으로 행정처분의 시기나 강도를 조정하는 등 여러가지 상황이 있을 수 있겠지만 결과에 큰 차이는 없을 것이다. 이 경우 만약 당장의 상황을 넘길 수 있다면 수습이 완료되는 모양새가 되겠지만, 그렇게 되더라도 과정에서 발생한 불신과 실망이 필수의료를 포함한 의료체계의 붕괴를 가속시킬 가능성이 높아, 의료체계의 지속과 유지를 위해 더 많은 비용과 노력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현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중대본과 같은 전 부처 차원의 적극적인 노력이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다면 가능할 수도 있겠다. 의사의 의료 서비스 생산 효율성이 상당히 감소할 것이고, 증가한 생산 비용에 비해 수익이 부족한 분야는 공급이 중단되어 우리가 익숙한 표류나 오픈런이 증가할 우려가 높다. 수익성이 높은 분야로 공급이 몰리면, 해당분야로 연명하고 있던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낮은 2차병원이나 전문병원은 상급종합병원에 밀려나 어려운 상황을 맞이하게 될 수 있다. 그 외 수익 경쟁력이 낮은 의료분야는 국가 계획에 따른 관리의료가 부족한 부분을 채워 나가야만 할 것이나, 가능하다 하더라도 현재의 의료 체계를 경험해봤던 국민이 만족하기는 어려울 것이다.두 번째는 정책이 시행되되, 약간 흔들림이 있는 경우다. 협의, 양보, 중재 등등 여러가지 과정으로 포장이 된 모든 상황이 속한다. 증원하되 규모를 조정하고 행정처분이나 사법처리 등에 대해서 현실적인 이유로 '구제'하고 의료체계의 상황을 최대한 전으로 되돌리는 것이다. 몇 가지 지원이나 제도적 약속이 포함될 수도 있다. 이 경우에도 결론은 첫번째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현 상황이 발생한 것은 의대 증원의 숫자가 '몇 백명이 아니고 몇 천명이라서'가 아니다. 사직한 전공의들 중 일부는 이런 일이 없었어도 중도 사직했을 가능성이 높다. 기존의 수련 중도탈락율에만 따라도 그렇다. 전문의를 취득한 이후에도 필수분야의 의업을 지속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것 또한 익히 잘 파악하고 있었다. 이 상황을 발생하게 한 것은, 그나마 희망과 기대를 갖고 있던 그들에게 해결책이라고 제시한 방안과 이 과정에서 그들을 대하는 국민과 정부의 모습이 너무도 실망스러웠기 때문이다. 적당히 수습되어 마무리되는 것이 아무 의미 없는 이유다. 첫번째 보다는 조금 시간을 벌고, 해결을 위한 노력이 덜 필요할 수는 있겠다.세 번째는 가능성이 거의 없는 시나리오다. 현 정책 추진을 중단할 뿐만 아니라, 이런 정책이 추진된 과정에 대한 책임을 충분히 물어서 필수 및 기본 의료 종사에 대한 희망의 끈이 다시 이어지게 하는 경우다. 어느 정도가 충분한 수준의 책임인지는, 언제 그런 결정이 되는가에 달릴 것이다. 어떻게 든 중재를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국민을 위한 중재는 있어도 정부를 위한 중재는 없어 보인다. 의사라는 직종과의 전투에서는 정부가 이길 수는 있겠지만, 국민을 살리는 전쟁에서의 승리는 멀어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 국민을 위해 흔들림 없이 나간다는 것은, 방향이 잘못되었을 때에는 이것을 인정하고 바꾸는 용기도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언젠가 잘못했다는 인지가 생긴다면, 가능한 한 빨리 용기를 내기 바란다.바위에 던져지는 계란의 심정이다.
2024-03-08 08:44:31오피니언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뜯어보기(4회)

메디칼타임즈=미래의료포럼 조병욱 상임위원 ■ 안정적 지역 인력 확보1) 지역인재 전형 지역인재 전형은 이미 과거부터 있어왔고, 그 효용성은 매우 미미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아무리 해당 지역에서 선발을 한다 하여도 결국 수련은 모교보다는 빅5병원을 선호하고, 일자리 또한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양상은 뚜렷하게 나타났다. 물론 해당 지역 출신이 지역에 남을 가능성이 타 지역 출신보다는 높을 수는 있지만, 정책의 효율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이러한 전형은 의사의 지역 인력이 되는 것이 아닌 수험생인 중, 고등학생의 지역 이동으로만 나타나게 될 것이다. 다시 말해 지역인재 전형에 필요한 기간만을 지역에서 거주하고, 입학 후에는 다시 수도권으로 이주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지역인재 전형을 노린 전입은 과거에도 있어왔고, 현재는 점차 늘고 있다.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지역의료 강화(지역완결 의료전달체계)2) 지역 교육, 수련인기과라고 불리는 정재영 피안성 이런 과의 정원을 지역에만 배치하지 않고는 전공의 배정 수를 지역에 늘린다고 해서 늘어나지 않는다. 특히 필수의료 관련 기피과들은 지역의 TO를 늘리면 늘릴수록 미달되는 인원은 더욱 증가하게 될 것이다.  3) 지역필수의사제 계약형 지역필수의사제는 과거 문재인 정부시절 추진되었던 10년 의무 지역의사제와는 달리 계약에 의해 재정적, 근로 고용 안정을 보장받고 근무하는 것으로 제도의 내용이 조금 달라졌다.검토 예시를 보면, 대학-지자체-학생이 3자 계약을 통해 장학금 및 수련 비용을 받고 교수로 채용되며, 거주지를 지원받으면서 지역에서 근무하도록 하는 것인데, 쉽게 말해 장학금 받고 교수 채용을 보장받는 고용계약형 장학금제도이다.문제는, 교수가 될만한 역량이 되는 우수한 학생이 장학금을 받고 지역에 남을 것인가? 그 정도의 역량이라면 수도권으로 진출할 생각을 하지 않을까? 교수로서 충분한 보상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단기간 몇 년의 장학금을 위해 미래의 시간을 포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다.그 다음에 있는 지역필수의사 우대계약제도 마찬가지로, 지자체 대학 등이 연계한다고 되어 있는데 이 내용을 잘 들여다보면, 정부가 어떠한 지원이나 보상을 한다는 것이 없다. 대학과 지자체가 비용을 들여서 학생 또는 의사를 붙잡아 두는 제도이다. 정부는 무엇을 하겠다는 말인가?■ 지역의료 투자 확대1) 지역수가과거부터 수차례 의료계에서 지역의료의 활성화를 위해 제기해오던 지역의 가산 수가를 도입을 고려하겠다는 정책이 제시되었다. 이는 상대적으로 낮은 의료 수요로 인한 공급자의 기대 매출 손해를 감안한 유인책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지역의료를 유지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제도이다.2) 재정투자 문제는 지역수가를 위한 재정은 건강보험도 정부 재정도 아닌 지역의료발전기금이라는 공공기금 형태의 별도 재정을 신설하여 마련한다는 것이다. 일본의 예를 참고하여 제시한 것인데, 우리나라는 건강보험재정에 대한 정부 지원금조차도 공공기금에서 떼어 주고 있는 중인데, 과연 이 기금은 어떤 명목으로 어떤 세목에서 마련할 수 있을 것인지 알 수가 없다.특히, 이 부분에 대하여 '검토'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재정 당국과의 협의를 해야 한다는 것은 사실상 실현가능성이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한마디로 사업자금이 전혀 없고, 조달 가능성이 없음에도 사업을 설명해 놓은 사기 정책이라고 간주해야 할 것이다.■ 수도권 병상 관리1) 분원 설치관리지역의료 소멸방지를 위해 상급종합병원 수도권 분원 설치 관리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미 이것을 발표하겠다고 수 년 전부터 광고를 해온 탓에 이미 허가된 2027년까지 공급 예정인 상급종합병원의 수도권 분원 병상수만 6600개이다. 더 이상 공급을 하라고 해도 어려울 지경인데 이제 와서 관리체계를 강화한다고 하는 것이 정상적인가?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  의료인 형사처벌 부담 완화1) 특례법 체계 도입보험 및 공제 가입을 전제로 의료사고 대상 공소 제기를 제한하는 '의료사고처리특례법'을 제정을 추진한다고 한다. 이는 교통사고 특례법과 유사한 형태의 체계를 도입하는 것인데, 문제는 조정 및 중재 참여를 거부했을 경우 특례에서 제외된다는 것이다.즉, 환자 측이 동의하지 않으면 작동하지 않는 것인데 이렇게 될 경우 특례법이 작동하지 않은 사례가 매우 많을 것으로 보인다. 2021년 기준 의료과오 민사소송에서 원고 측 승소율은 0.68%에 지나지 않는다.그 이유를 환자, 소비자 단체에서는 원고 측에서 과실이나 손해간 인과관계를 입증하기 어려워서라고 주장하지만 사실은 피고 측이 명확히 인지하는 과실이나 입증된 인과관계가 있는 경우 소송에 가기 전 이미 사과와 합의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원고 측이 승소할 만한 사례들이 이미 제거된 사건들로만 이루어지는 소송이라는 것이다.의료계가 주장하는 특례법은 이러한 중재나 합의 이후 제기되는 형사처벌뿐 만 아니라 의료행위 전반에 대한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는 사안에 대하여 업무상과실치사 혹은 과실 치상과 같은 '의료'에 대한 특수성을 배척한 사법 적용을 제한해 달라는 것이다.이러한 부분은 전혀 다루지 않고, 다분히 민사분쟁의 합의를 전제로 공소제외 혹은 형의 감면을 이야기한다면 사실상 반쪽짜리 특례법일 뿐이며, 이는 필수 의료로의 유인책이 될 수 없다.2) 수사 개선의료분쟁 관련 형사 재판과정에서 의사들의 가장 큰 불만은 최종 판결 시 나타나는 '자문의'의 이해할 수 없는 자문 혹은 감정이다. 의사로서 임상적으로 진료 과정에서 겪을 수밖에 없는 시간의 흐름 속에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판단의 제한들이 자문의에게는 이미 알고 있는 결론을 전제로 한 판단의 잘못으로 보이게 된다.따라서 형사관련 재판 및 수사과정에 있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자문 체계의 공정성을 확보하는 것이다.이는 의사뿐만 아니라 환자에게도 꼭 필요한 것으로 익명의 자문의에 의해 판결이 좌우되는 것이 아닌, 공정성과 투명성을 바탕으로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자문 기구를 설립하여 자문 결과에 대하여 책임을 지도록 하며, 사회적 이슈가 있거나 쟁점화된 사건의 경우 여러 의견을 청취 및 취합할 수 있는 절차도 마련해야 한다.이에 따라 형사 재판 과정에서 수사라는 개념은 의료자문기구에서 진행되는 조사로 이루어져야 하며, 의료행위가 형법에 의해 판단되는 것이 아닌 의학적 기준에 의해 판단되도록 하는 것이 의료분쟁에 대한 수사 개선의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마지막 문장의 중과실 없는 응급의료 사고에 대해 형 감면 규정 적극 적용은 그동안 있는 규정조차 이행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며, 앞서 이야기했듯이 응급의료뿐만 아니라 모든 의료행위에 중과실이나 고의가 없다면 형 감면이 아닌 형사 적용 자체를 하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피해자 권리구제체계 확립(소송 前 조정·중재 및 선제적 보상 활성화)1) 조정, 중재조정 및 중재 참여 거부 시 형사처벌 특례 적용을 제외하는 것에 대한 조항에 그 주체가 결여되어 있는데, 의사는 참여하고자 하나 환자가 거부할 경우 형사처벌 특례가 강제적으로 적용되어야 한다. 이는 합의를 종용하는 과정에서 조정이나 중재를 하지 않고 더 많은 합의금을 노린 거부행위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피고측의 중재 참여 의사표시나 형사 재판 시 공탁 등의 합의 노력이 있다면 반드시 특례 적용은 되어야 한다.2) 책임보험책임 보험 및 배상공제 가입의무화는 교통사고특례와 마찬가지로 의무적 보험가입에 해당한다는 관점에서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운영되고 있는 의료배상공제조합의 가입프로그램은 매우 제한적이고, 전체 의사의 직역과 의료 행태를 커버하지 못한다.또한 의협이 운영중인 의료배상공제조합은 민간이 운영중인 것으로 사회적 안전망을 위해 운영되는 기구라면, 정부의 제도적, 재정적 지원 또한 필요할 것이다.■ 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 강화1) 분만사고2) 분만 외불가항력 의료사고는 보상이 필요한가에 대한 부분부터 다시 돌아봐야 한다. 물론 일본이나 대만의 경우 분만사고에서 국가가 보상하는 제도를 운영하고는 있다.하지만 전체 의료를 두고 보았을 때 생물인 사람에 대하여 적용하는 의료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예측 불가능한 그러한 결과들에 대하여 '보상'이라는 개념이 과연 필요한 것인가? 어찌 보면 보상보다는 위로라는 측면이 강한 부분인데, 용어의 선택이 잘못된 것으로 보이기도 하다.■ 응급실 안전 강화 1) 안전관리 지원응급실에서 경찰을 불러본 적이 있는데, 절대로 의사의 안전을 확보해 주지 않는다. 공권력을 요청한 것은 의료진인데 경찰은 환자를 보호한다. 안전 관리가 되지 않는다. 환자는 무조건 선하고 약한 존재인가에 대한 괴리감이 드는 때가 많다. 이미 응급의료법에 의해 응급의료 의료진들이 보호받을 수 있는 제도가 준비되어 있으나 사문화되어 있다.2) 위험요소 차단 주취자 전용 응급의료센터를 만들자고 하는 시대에 위험요소를 차단하겠다는 의지는 있는 것인지 되묻고 싶다. 게다가 응급환자 이송 시 이송 및 접수거부 금지를 시행하는데 위험요소가 차단되는 것이 맞는가? 오히려 위험요소만 늘어나는 것이다. 지금도 술 취한 사람이 응급실에 던져지고 있다.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보상체계 공정성 제고■ 공정하고 충분한 필수의료 보상일단 보건복지부가 말하는 공정은 절대 공정하지 않다. 그들이 이야기하는 공정은 1000원 받고 800원짜리 우유와 1500원짜리 빵과 700원짜리 콜라를 사다 가져다준 후 거스름돈 1000원(삭감)을 뱉어내는 게 공정이다. 세상 이런 일진 깡패도 이렇게 악랄할 수가 없다. 그들은 이것이 고정이며 정의라고 이야기해왔기 때문에 시작부터 틀렸다.1) 필수의료 집중인상상대가치점수에 환산지수를 곱해 수가가 결정되므로 환산지수를 수가협상을 통해 인상을 하여 수가가 인상되는 구조를 필수의료 분에의 집중 인상 구조로 바꾼다. 이는 어떤 부분은 올리고 어떤 부분은 아예 인상해주지 않거나 감액을 하겠다는 것이다.어찌 보면 매우 합리적이라고 착각을 할 수 있는데, 이는 말의 앞과 뒤를 바꾼 것일 뿐 사실상 기본적인 의도는 인상되지 않는 항목을 만들어 내겠다는 것에 있다.다시 말하면, 현재는 A 라는 상대가치점수(a·b·c·d 등의 항목)에 B라는 환산지수를 곱해 수가가 결정되기 때문에 B의 인상률을 협상을 통해 결정한다. 이를 바꾼다는 것은 각각의 a·b·c·d의 항목에 대하여 필요한 것만 인상한다는 구조를 마련한다는 것이다.이렇게 하면 일부 항목에서는 필요한 만큼의 수가 인상을 얻어낼 수 있을 수는 있으나 전체 항목을 기준으로 보면, 너무 많은 수가 항목이 있기 때문에 일일이 인상의 필요성을 제기하기 전에는 수가 인상을 기대하기 어렵다.게다가 건강보험의 상대가치점수는 재정중립이라는 제로섬게임을 원칙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한쪽의 상대가치가 올라가 인상이 될 경우 어느 한쪽은 줄어들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즉 정부가 위기를 겪고 있는 필수 의료 및 중증 의료, 응급의료 관련된 행위에 대하여 상대가치점수를 인상하게 되면, 반대로 그 외의 행위들은 평가절하가 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쉽게 말해 정부는 인상해준다는 말을 하지만 실제로는 돈을 더 들이지 않고 생색만 내는 방식이다. 첫째의 용돈을 인상해준다고 하고는 둘째의 용돈을 그만큼 삭감하는 것.그래서 이것을 알고 있는 환자나 소비자 단체는 '인상'이라는 단어에 반응하지 않는다. 궁극적으로 환자의 입장에서 손해보는 전체 의료비 인상의 효과는 없기 때문이다.2) 보완형 공공정책수가현재의 상대가치점수 X 환산지수를 (상대가치점수 X 환산지수) + 보완형 공공정책수가로 변경하겠다는 것인데, 보완형 공공정책수가에는 난이도, 위험도, 시급성, 숙련도, 대기나 당직 등의 시간 등을 반영하여 책정을 한다고 한다.의료공급자의 입장에서는 매우 반길만한 정책임에는 틀림없으나, 반대로 의료 소비자의 입장에서 아니면 보험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도록 하자.어떤 의료행위의 난이도와 위험도, 시급성, 숙련도, 시간을 객관적으로 계량할 수 있을까? 저러한 것을 구분해서 수가를 책정하기 위해서는 계량 즉, 정도에 대한 수치화가 가능해야 하는데 실제적으로 객관화하기 힘든 요소들이다.말로 표현했기 때문에 쉬워 보일 뿐 정책을 실제 적용가능한 수가기준으로 만들기는 어렵다. 결국 하기 쉬운 부분 분만, 소아, 중증질환에 크게 떼어서 금액을 책정했을 뿐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 수가는 '정책수가'이다.재정적으로 어려움이 있거나 주는 사람이 필요없다고 판단되면 바로 조정 또는 폐지된다. 그걸 아예 명시해 두었다. 결국 한시적으로 주는 척하다 없애 버릴 수가라는 것이다.그리고 1)과 2)를 보면 '환산지수'가 공통적으로 나오는데 두 경우가 적용된다면 이 환산지수는 인상폭에 맞추어 오히려 줄일 가능성이 높다. 즉 현재의 환산지수가 0.5라고 하면 1)로 인해 0.47로 조정되고 2)로 인해 0.45로 하향 조정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추가적인 지급요인이 발생했기 때문에 전체 수가를 반영하는 환산지수는 감액하는 것이 맞다고 할 것이다.3) 대안적 지불제도대안적 지불제도 때문에 수많은 이들이 '총액계약제'의 등장을 입에 올리며 우려를 해왔다. 하지만, 이 패키지에서 내어놓은 대안적 지불제도의 내용에서는 아직까지는 총액계약제에 부합하는 내용은 보이지 않는다.물론 보건복지부의 중장기 계획에는 행위별수가제의 총액계약제로의 전환이 존재하기 때문에 언젠가는 대두될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이번 패키지에서 제시된 지불제도 개혁에서는 관련한 내용은 보이지 않는다. 없는 근거로 하는 선동에 휘둘리지는 말자.보건복지부의 지불제도 개편의 Process 중 현재의 단계는 '행위 중심에서 가치 중심'으로 전환이며, 그로인한 적자 등에 대하여 기관별 사후보상을 하겠다는 것이다.가치중심이 무엇인가에 대해 궁금할 수 있는데 의외로 쉽다. 치료 결과에 따라 보상이 주어지는 것이다. 환자의 병이 나으면 지불되고 병이 낫지 않으면 삭감된다. 어느 나라 의료에서 이런 식의 지불제도가 강제될 수 있는지 매우 의문이다.축구 국가대표팀이 16강에 진출하면 체류 비용 및 대회 출장 수당이 나오고, 그 이상의 성과를 얻으면 추가 수당이 나오지만, 예선에서 탈락하면 체류비용을 자비로 충당하라는 소리다. 그리고 그로 인해서 발생하는 의료기관의 적자는 나중에 결산을 해서 제도 시행 전보다 적자가 발생했을 경우 그만큼 보상해주겠다는 지불제도이다.사후보상제도의 문제점은 적자 발생시 보전해준다는 개념도 문제이지만, 더 나아가 의료기관 또한 경제활동을 하는 기업에 속하는데 적자를 증빙하기 위해서는 병원의 모든 경제활동을 노출해야 한다는 것이다.이런 제도가 준비되어 있다는 것은 이미 정책 계획한 이가 적자를 예상했다는 것인데, 이 적자를 기업이 증빙을 해야만 보전을 해준다는 것은 기업으로 하여금 적자운영을 강제한 후 장부를 공개하게 하는 매우 부도덕한 정책이다.마지막으로 2028년까지 10조원 + α 규모를 집중 지원하겠다고 써 놨는데 이 지원이 건보재정의 추가 재정인지, 정부 지원 재정인지, 공공기금에 의한 지원인지 아무런 근거도 설명도 되어 있지 않다.만일 건보재정의 지원이라면 필수의료가 아닌 다른 분야의 재정이 깎여 지원이 될 것이다. 게다가 10조 원이라는 규모는 현재 2024년 예상 건보 지출 예산이 100조 원임을 감안할 때 5년간 10조 원, 전체의 약 2% 정도의 규모밖에 되지 않는다.필수의료에 필요한 추가 지원 예산이 단지 2%밖에 되지 않을까? 정부는 그 2%만으로 필수의료를 살릴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 2%를 이용한 필수의료 패키지를 시행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이 없다고 하였다. 침소봉대도 적당히 해야 믿어줄 만하지 않겠는가? 이쯤 되면 정권이 문제가 아니라 그냥 보건복지부 자체가 문제라는 것이 확실해 보인다.
2024-02-28 05:30:00오피니언

입시 전문가 의대증원 전망 "한의대·약대·치대 연쇄 도미노"

메디칼타임즈=임수민 기자정부가 의과대학 정원을 파격 확대하며 의료계뿐 아니라 입시계도 동요하고 있다. 2000명 증원은 의과대학뿐 아니라 약대, 치대, 한의대 지원생들이 의대로 몰리며 과존립에 연쇄적 도미노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특히 입시 전문가는 급격한 정원확대로 지방 의과대학은 '하위권 의대'라는 낙인 효과를 불러와, 의료계를 비롯해 대학 전체에도 여러 문제점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은 6일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종료 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오는 2025학년도부터 의대 입학정원을 2000명 증원한다고 밝혔다. 오는 2035년까지 1만명 확대가 목표다.이에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2000명 증원은 예상했던 숫자보다 훨씬 많은 규모"라며 "서울대에서 의약계열을 제외한 이공계 정원이 1775명인데, 2000명 증원은 서울대 위에 대학 하나를 더 만들었다고 보면 되는 수준으로 이공계 입시 생태계에 엄청난 영향을 몰고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의대 진학을 노리고 의약계열에서 중도탈락하는 학생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며 "정부는 의사수가 부족하다고 하지만 이런 식의 증원은 좋은 방향이 아니다"라고 분석했다.현재 카이스트, 유니스트 등 이공계 특수대학 5곳의 정원을 모두 합치면 1600명에 그친다. 이를 고려할 때 이번에 의대증원 규모 2000명은 엄청난 규모다. 임 대표는 "기존에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이하 서·연·고) 전체 합격생 45% 정도가 의과대학에 합격할 수 있는 수준이었는데, 2000명이 증원되며 서·연·고 학생 80%는 의대에 진학할 수 있게 됐다"며 "이 빈자리는 누군가가 채워야 하기 때문에 그 아래의 대학들 역시 모두 합격선이 변경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이어 "뿐만 아니라 의대 진학을 노리고 의약계열에서 중도탈락하는 학생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야말로 이과 입시현장이 아수라장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임성호 대표는 "의대 증원으로 지방 의대 합격선이 크게 하락한다면 여러 부작용이 연쇄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방의대-수도권의대, 여러 면에서 격차 발생"결국 각 대학 합격선이 연쇄적으로 낮아지면 최종 피해의 정착지는 어디가 될 것인가가 관건이다. 임성호 대표는 지방권 의과대학이 그 피해 당사자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그는 "의대 증원으로 지방 의과대학 합격선이 크게 하락한다면 하위권 의대라는 낙인이 찍혀 수도권 의대와 여러 면에서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수준 미달이라는 인식으로 환자들이 찾지 않으면 결국 수험생들도 기피하게 돼 여러 부작용이 연쇄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다.실제 지난 2018년 서남의대가 부실교육 등으로 의평원 평가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며 끝내 폐교된 바 있다.그는 "정부는 의사수가 부족하다고 하지만 이런 식의 정원확대는 좋은 방법이 아니다"라고 분석했다.늘어나는 의사 인력을 비수도권 의과대학에 집중 배정해 지역·필수의료 강화에 집중한다는 정부 의도 역시 현재로서는 장담하기 힘든 상황.임성호 대표는 "결과적으로 정부는 의사 수가 부족한 지역에 배치를 늘리는 것이 목표인데 그에 대한 세부 계획 없이 증원 규모만 발표했다"며 "지역적 안배에 신중을 기해야 정책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아직 구체적인 대학별 증원 규모 등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정부는 비수도권 의대의 지역인재전형을 60% 이상 확대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지역인재전형은 지역 학생들의 수도권 이탈을 완화하기 위해 신입생 일부를 지역 거주 학생으로만 선발하는 제도로, 전국선발전형에 비해 경쟁률과 합격선이 모두 낮다.임성호 대표는 이번 의대증원 정책으로 입시를 위해 중학생 때부터  '지방 유학'을 떠나는 학생도 늘어날 것이라 예상했다.그는 "지금으로서는 지역인재전형이 의대 입시를 위한 명쾌하게 유리한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며 "구체적인 지역인재전형 모집요강이 수험생들에게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2024-02-07 05:30:00병·의원

인턴 후기모집 최악의 성적표…인기과 정원 감축 여파?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소위 인기과 레지던트 정원 조정 여파가 이 정도일 줄 몰랐다."2024년도 인턴 후기모집에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 든 수도권 수련병원들은 침울한 표정이다.메디칼타임즈는 지난 2일, 12개 수련병원을 대상으로 24년도 인턴후기 모집 결과를 확인했다. 그 결과 수련병원들이 전년대비 저조한 지원율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수도권 대형 수련병원 인턴모집 '빨간불'특히 매년 무난하게 정원을 채우는데 성공했던 수도권 소재 수련병원들이 줄줄이 미달 사태를 맞아 고개를 떨궜다.메디칼타임즈가 2일 인턴후기 모집결과를 확인한 결과 수도권 대형 수련병원들이 대거 미달사태를 맞았다. ⓒ메디칼타임즈후기모집 수련병원 중 규모가 큰 원자력병원부터 경찰병원, 분당제생병원, 삼육서울병원까지 지원자를 채우지 못한 채 접수창구를 닫았다. 원자력병원은 24명 정원 중 21명 채운데 그쳤으며 분당제생병원은 14명 정원 중 8명이 지원, 간신히 절반을 채웠다. 경찰병원도 14명 정원 중 11명만 지원하면서 의료공백이 불가피해졌으며 삼육서울병원은 8명 정원에 5명 채우는데 만족해야 했다.이들 수련병원 관계자는 "올해 같은 미달사태를 경험한 것을 처음"이라며 "수도권-비수도권 전공의 정원 조정 여파"라고 입을 모았다.다시 말해 정부의 지방 필수-지역의료인력 확충 정책 일환으로 수도권 레지던트 정원을 비수도권으로 재배치하는 과정에서 타격을 입었다는 얘기다.실제로 경찰병원은 소위 인기과인 정형외과 레지던트 정원이 과거 2명에서 1명으로 줄었으며 원자력병원은 아예 기존에 보유했던 정형외과 레지던트 정원을 받지 못했다. 삼육서울병원 또한 정형외과, 안과 레지던트 정원을 각각 1명씩 있었지만 올해는 모두 사라졌다.수련병원 관계자는 "대부분 인턴을 지원할 때, 레지던트 수련을 염두해두기 때문에 인기과를 보유하고 있느냐의 여부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올해 인기과 정원이 줄거나 사라진 것이 지원율 감소의 원인"이라고 봤다.올해 서울권 대형 수련병원 중 유일하게 정원을 채운 서울시의료원은 정형외과 1명, 정신건강의학과 2명, 마취통증의학과 1명, 영상의학과 1명, 재활의학과 1명 등 인기과 정원을 두루 확보하고 있었다.일반적으로 인턴 수련을 마치고 레지던트 지원할 때 인기과 수련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인기과 선택지가 폭넓은 서울시의료원은 올해 인턴 모집에서 정원을 채우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전문의 수련 대신 일반의 개원·군복무 선택도 한몫또한 인턴 후기모집에 지원하지 않는 것도 젊은의사들이 보여주는 경향 중 하나다.과거에는 전기모집에서 탈락한 경우 후기모집을 통해 수련병원을 선택했지만 최근에는 차라리 군복무를 하거나 일반의로 봉직 혹은 개원을 선택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지방 수련병원 관계자는 "일반의 개원을 택하는 젊은의사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보건복지부가 최근 발표한 '개원 면허제' 도입 이전에 전공의 수련 없이 개원시장에 진입할 막차라고 판단한 이들이 수련을 택하지 않은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복지부는 지난 1일,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 일환으로 의사국시 합격 후 곧바로 개원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소위 '개원 면허제'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수련병원 관계자는 "올해 인턴모집 미달을 두고 고민이 크다"면서 "전공의 후기모집 자체를 재검토 여부까지 거론될 정도다. 젊은의사들의 세태변화가 커 전공의 모집도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2024-02-05 05:30:00병·의원
분석

상급종병 의료분쟁 터지면 '억 억 억' 고액배상 살펴보니

메디칼타임즈=임수민 기자'유도분만 중 뇌 손상 산부인과 16억원' '뇌성마비 신생아 분만 산부인과 12억원', '대동맥 캐뉼라 탈락 병원 9억원' 지난해 의사나 의료기관에 10억원을 상회하는 손해배상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연이어 발표되며 의료계 공분을 샀다.의료계는 개인에게 과도한 책임을 묻는 사법부가 필수의료 환경에서 고군분투하는 의사들 사기를 꺾을 뿐 아니라 필수의료 붕괴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고 맹비난했다.정말 최근 들어 의료소송 고액판결이 급증하고 있을까? 그렇다면 이유는 무엇일까. 메디칼타임즈가 상급종합병원 47개소의 의료분쟁비용을 기반으로 최근 의료소송 동향을 짚어봤다.의료계는 개인에게 과도한 책임을 묻는 사법부가 필수의료 환경에서 고군분투하는 의사들 사기를 꺾을 뿐 아니라 필수의료 붕괴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빅5병원 해마다 순위 변동...2022년 서울아산병원 10억3670만원 최고전국의 상급종합병원 47개소가 지난 2022년 의료분쟁비용으로만 평균 3억7000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분쟁비용은 해마다 또 병원마다 편차를 보였지만 가장 많은 비용을 부담한 곳은 한 해에 30억원 이상 지출하며 병원 재정을 위협하는 상황.다만 의료분쟁비용은 해마다 분쟁건수나 사안에 따라 변동폭이 매우 크기 때문에, 한 해에 특정 병원 지출이 많았다고 해서 늘 상대적으로 많은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빅5병원 의료분쟁비용은 해마다 각기 다른 양상을 보였지만 최근에는 모두 10억원대 이하의 의료분쟁비용을 소비하고 있었다.국내를 대표하는 빅5병원의 의료분쟁비용 추이는 어떨까. 규모가 크고 중증환자 수도 많은 만큼 다른 병원에 비해 의료분쟁이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빅5병원 의료분쟁비용은 해마다 각기 다른 양상을 보였지만 최근에는 모두 10억원대 이하의 의료분쟁비용을 소비하고 있었다.우선 2022년 기준 가장 많은 의료분쟁비용을 부담한 곳은 서울아산병원으로 10억3670만원을 지출했다. 전년(3억6229만원) 대비 7억원 가까이 증가했다.그다음으로는 세브란스병원이 의료분쟁비용 9억6455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세브란스병원은 ▲2018년 45억3380만원 ▲2019년 12억3046만원 ▲2020년 5억8387만원 ▲2021년 17억7032만원 등 매년 상대적으로 많은 비용을 의료분쟁에 부담하고 있었다.빅5병원 관계자는 "의료분쟁은 판결이 나오기까지 1년 이상 소요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의료분쟁비용이 많이 나왔다고 꼭 그 해에 사건사고가 많았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특히나 요즘은 고액배상판결이 많아 분쟁건수는 적어도 비용이 많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이어 "규모가 큰 병원은 하루에 진행하는 수술이나 진료건수가 많을 뿐 아니라 중증환자가 대다수라 아무래도 의료분쟁 가능성이 더 높은 면이 있다"고 덧붙였다.서울대병원과 서울성모병원, 삼성서울병원은 모두 5억원대 이하의 의료분쟁비용을 지출했다. 특히 서울대병원은 전년 14억1789만원에서 크게 하락해 5억8887만원에 그쳤다.서울성모병원은 ▲2020년 3억6095만원 ▲2021년 3억4265만원 ▲2022년 3억9557만원으로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빅5병원 중 가장 의료분쟁비용 규모가 적은 삼성서울병원은 2022년 2억1246만원을 지출했다.병원 관계자는 "의료분쟁비용은 변동 폭이 워낙 크다 보니 예측이 어렵다"며 "특히 최근에는 판결 하나에도 고액의 배상 책임이 있다고 인정되는 사례가 많아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토로했다.■ '의료분쟁비용 0원' 기록한 고대안암·구로·안산병원전체 병원 중 한 해에 가장 많은 의료분쟁비용을 부담한 곳은 가천대길병원으로 30억7571만원을 지출했다.국립대병원인 충남대병원 또한 2022년 10억2497만원을 의료분쟁비용으로 부담하며 상급종병 중 세 번째로 많은 비용을 지출했다.그다음으로는 경상국립대병원과 동아대병원이 각각 8억1279만원, 7억8438만원으로 수도권 대학병원보다 많은 비용을 지출했다.그외에도 강남세브란스병원(7억5866만원), 칠곡경북대병원(6억4646만원), 조선대병원(5억6807만원) 등이 의료분쟁비용에서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4억원대의 의료분쟁비용을 지출한 곳은 건국대병원(4억8738만원),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4억7088만원), 삼성창원병원(4억6812만원), 경북대병원(4억1792만원), 인하대병원(4억92만원) 등이었다.서울아산병원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울산대병원(1억9309만원)을 비롯해 ▲고신대복음병원(1억8441만원) ▲성빈센트병원(1억8208만원) ▲아주대병원(1억7047만원) ▲이대목동병원(1억1534만원) ▲순천향대부천병원(1억640만원) 등은 상대적으로 의료분쟁비용 지출이 적었다.한 병원 관계자는 "의료분쟁비용은 변동 폭이 워낙 크다 보니 예측이 어렵다"며 "특히 최근에는 판결 하나에도 고액의 배상 책임이 있다고 인정되는 사례가 많아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토로했다.한 해에 의료분쟁비용이 1억원 미만으로 발생한 의료기관들도 있었다.▲원광대병원(9349만원) ▲부산대병원(8715만원) ▲전북대병원(8368만원) ▲한양대병원(7730만원) ▲경희대병원(6081만원) ▲영남대병원(5462만원) ▲강북삼성병원(4950만원) ▲대구가톨릭대병원(1102만원) ▲충북대병원(128만원) 등이다.고대의료원 산하 3개 병원은 2022년도 의료분쟁비용이 모두 '0원'으로 기록됐다.고대의료원 관계자는 "의료분쟁비용은 사법부 판단에 따라 환자에게 배상한 금액을 말하는데 고대병원들은 모두 2022년도에 우연찮게 환자에게 배상한 금액이 없었다"고 설명했다.이어 "법적 분쟁 과정에서 변호사 선임비와 같은 대응 비용은 의료분쟁비용에 포함하지 않고 관리운영비 등 별도 항목으로 집계하기 때문에 의료분쟁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산부인과 손해배상액 고공행진..."개인보상 상한제 도입 시급"최근에는 의료 소송 건수가 많아질 뿐 아니라 의료 분쟁 손해배상 액수 자체가 올라가는 추세로 특히 산부인과가 심각한 상황.산부인과는 손해배상으로 산모와 아이 두 사람의 몫이 측정되기 때문에 높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산모의 나이가 40대 이하로 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대수명이 길어 배상액수에 부담이 더 큰 것이다.김장한 대한의료법학회장은 "똑같은 의사인데 산부인과와 노인 환자가 주된 과의 의료사고 손해배상액수는 천지 차이"라며 "특히 산부인과에서 10억원대의 손해배상판결이 나올 때마다 의사들도 크게 동요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김장한 회장은 "10억원대의 금액을 의사 개인에게 책임지라는 것은 분만을 하지 말라는 것과 같은 뜻"이라며 "10년을 일해 번 돈을 한 번의 사고로 모두 잃어야 하는데 누가 그런 위험을 감수하려고 하겠냐"고 지적했다.의료소송은 민사뿐 아니라 형사소송에서도 기소율이 올라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판결 또한 과거에는 대부분 벌금형에 그친 반면 최근에는 금고형의 유예 등 더 높은 수준의 처벌이 이뤄지는 모양새다.김장한 교수는 법적분쟁에서 최소한의 의료진 보호를 위해 '의료소송 개인보상 상한액 도입'과 '형사면책조항'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김 교수는 "미국 등 다른 나라는 산부인과에서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때 의사 개인이 지는 부담을 25만달러(약3억3300만원)로 제한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분만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개인이 지는 책임 범위에 한계를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만약 의료사고로 환자에게 10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면 의사는 개인 부담 상한액까지만 책임지고 나머지 금액은 건강보험공단 등 국가가 부담한 후, 의사에게 과실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배상금을 청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또한 김 교수는 "의료진에 대한 형사상 면책조항이 없어 우리나라는 외국에 비해 기소율이 굉장히 높다"며 "의료 분야 특성을 고려해 업무상과실치사는 일반과실을 면책하는 등 입법적 조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어 "의료계에서 고액의 손해배상 판결이 나올 때마다 연관된 진료분야 전체가 영향을 받는다"며 "전망이 어둡다고 판단해 신규인력은 유입되지 않고, 기존 인력은 방어적 시스템을 동원해 환자를 가려 받으려 하기 때문에 필수의료에 심각한 공백을 초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정부는  미용이나 성형 등 일부 진료과목을 제외한 의료사고를 대상으로 공소제기를 제한하는 '의료사고처리특례법' 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동시에 환자도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의사 또는 의료기관의 책임보험, 공제 가입을 의무화한다.■ 의료사고특례법, 의료진 부담 낮춰줄까?보건복지부는 최근 필수의료 살리기 일환으로 미용이나 성형 등 일부 진료과목을 제외한 의료사고를 대상으로 공소제기를 제한하는 '의료사고처리특례법' 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동시에 환자도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의사 또는 의료기관의 책임보험, 공제 가입을 의무화한다.법조계는 소송이 증가할 뿐 아니라 배상액수가 늘고 있는 의료계 상황을 고려했을 때 의사료사고 안전망 구축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법무법인 명천 최종원 변호사는 "과거 의료소송 배상액은 평균 2억~4억원이 대다수로 크게 이긴다 해도 8억~9억원 수준이었다"며 "10억원이 넘어가는 판결은 최근 들어 이례적으로 많은 것이지 결코 흔한 액수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또한 그는 "변호사에게 조력받을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되면서 의료소송 자체 볼륨 역시 증가하는 추세라 의료계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정부는 의료사고 관련 신뢰성과 공정성을 제고하기 위해 의료분쟁 조정·중재 제도 혁신도 병행할 계획이다.의료사고 감정 절차를 표준화하고, 소수의견 기재 강화 및 수탁 감정 개선 등의 내용이 포함된다.최종원 변호사는 "의료분쟁에 있어 조정이나 중재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특히 손해배상액이 1억원 이하인 경우는 법원보다 의료분쟁중재원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환자 입장에서도 간편하기 때문에 중재원 역할을 확대하는 방향은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2024-02-05 05:30:00정책

의대 입시 '수시-서울' '정시-지방' 지원자 몰리는 이유는

메디칼타임즈=임수민 기자해(年)를 거듭할수록 의과대학 입시가 수시는 서울권 의대에, 정시는 지방권 의대에 집중 지원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지난 6일 마감한 2024학년도 의과대학 정시모집은 정원(전형 외 인원 포함) 1206명에 지원자 8098명을 확보하며 평균 경쟁률 6.71대 1으로 마감했다.이 중 지방권은 정원 736명에 지원자 5686명으로 경쟁률 7.73대 1, 서울권은 정원 401명에 지원자 1455명으로 경쟁률 3.63을 기록하며 2배 이상 격차가 벌어졌다.반면 2024학년도 수시전형의 경우 서울권 경쟁률이 47.47대 1을 기록한 반면 지방권은 18.05대 1로 대조적인 결과를 보였다.해(年)를 거듭할수록 의과대학 입시가 수시는 서울권 의대에, 정시는 지방권 의대에 집중 지원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이같은 현상은 이미 수년 전부터 지속되고 있다.우선 정시 기준 경쟁률을 살펴보면 서울권은 ▲2021학년도 3.86대 1 ▲2022학년도 3.90대 1 ▲2023학년도 3.74대 1 ▲2024학년도 3.63대 1으로 감소 추세를 보였다.반면 지방권 의과대학은 ▲2021학년도 6.77대 1 ▲2022학년도 8.37대 1 ▲2023학년도 7.76대 1 ▲2024학년도 6.71대 1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서울권에 비해 여전히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수시 전형은 정반대다. 서울권 의과대학은 ▲2021학년도 44.72대 1 ▲2022학년도 46.12대 1 ▲2023학년도 44.38대 1 ▲2024년도 47.47대 1을 기록하며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경인권 등 수도권으로 범위를 넓히면 2021학년도 52.60대 1에서 2024학년도 61.33대 1으로 경쟁률이 급증하고 있는 모양새다.반면 지방권 의대는 ▲2021학년도 22.92대 1 ▲2022학년도 24.64대 1 ▲2023학년도 22.14대 1 ▲2024학년도 18.05대 1로 나타났다. 최근 5년 새 경쟁률이 20대 1 이하를 기록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지역인재전형, 오히려 지방의대 경쟁력 감소"학생들이 수시는 서울권에 정시는 지방권 의과대학에 집중하는 이유는 '지역인재전형'에 있다.지역인재전형은 지방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입학전형 일부를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학생으로 선발하는 제도로, 지방의과대학(강원, 제주 제외)은 의무적으로 정원의 최소 40%를 지역인재전형으로 선발해야 한다.실제 2024학년도 전국 지방권 의과대학은 수시 중 61.1%를, 정시 중 31.6%를 지역인재전형으로 선발했다.종로학원 임성호 대표는 "여러 지방의대가 수시에서 지역인재전형을 확대하는 반면 정시는 제한이 있기 때문에 학생들이 정시에서 지방의대에 몰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정부는 지역 의사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향후 지속적으로 지역인재전형을 확대 시행할 방침이다. 조규홍 보건복지부장관은 최근 지역 간담회를 통해 "의사 인력 확충을 위해 향후 지역 인재 전형을 확대하고, 지자체와 함께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정부가 강력한 의지로 추진 중인 의대 정원 확대 또한 이면에는 지역 출신 인재 선발을 넓혀 지방 의사 인력 수급에 숨통을 트이겠다는 의지가 숨어 있다.2024학년도 의과대학 정시모집 결과,  지방권은 정원 736명에 지원자 5686명으로 경쟁률 7.73대 1, 서울권은 정원 401명에 지원자 1455명으로 경쟁률 3.63을 기록했다.하지만 일각에서는 지역의대전형이 오히려 의과대학 경쟁력을 떨어트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임성호 대표는 "학령인구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상황에서 수시 60%, 정시 30% 비중을 지역인재로 할당하는 것이 합리적인지 수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수시에서 우수한 수도권 학생들의 문을 막아버리고 정시에서 점수 미달로 지방의대를 택한 학생들을 받아들이는 것이 지방의대에 도움이 되는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지역인재 비중이 늘어날수록 차선으로 지방의대 입학 후 n수를 통해 수도권 의대로 이동하는 의대 중도탈락자 발생이 증가할 것이라는 점 또한 예견된 문제다.임성호 대표는 "지난해에만 전국 의과대학에서 176명의 중도탈락자가 발생했다"며 "이러한 상황 속 의대 증원 정책은 대규모 중도탈락자 발생을 야기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이어 그는 "한 해에 1000명 이상 정원이 늘어나면 지원자가 대거 몰리고 합격선도 눈에 띄게 하락할 것"이라며 "수도권 의대 또한 증원 대상이기 때문에 지방권 의대에서 n수생이 늘고 서울권 의대와 지방권 의대 중복합격으로 인한 중도탈락자가 대거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24-01-09 05:30:00정책

건양대·고신대복음·성빈센트 상종 등극 비결은 '중증도'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5주기 상급종합병원으로 이름을 올린 3개 대학병원이 고진감래를 이뤄낸 비결은 무엇일까.3일 메디칼타임즈가 해당 대학병원 보직자를 통해 확인한 결과, 환자 중증도 관리와 의료진 확보가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에서 당락을 갈랐다.■중증환자 비율 50% 유지가 핵심특히 재수, 3수를 거쳐서 상급종합병원 간판을 처음 탈환한 건양대병원과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은 꾸준히 중증환자 비율을 관리해온 것을 첫번째 비결로 꼽았다.건양대병원은 5주기 상급종병 지정평가를 위해 중증도를 높이는데 주력했다. 건양대병원은 지난 2020년, 300억원의 예산을 들여 암센터를 건립하고 암 환자 늘리기에 주력했다. 하드웨어만 확충한 게 아니라 암 환자 패스트 트랙을 만들어 원스톱으로 당일 검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하면서 환자 만족도를 끌어올렸다. 그 결과 수도권으로 향하는 암 환자들의 발길을 붙잡는 데 성공했다.중증도 지표를 관리하는 과정에서 자기 팔을 잘라내는 각오가 있었다. 경증에 속하는 백내장 수술 건수를 낮추면서 안과 교수가 사직을 택하는 씁쓸한 일도 있었지만 상급종병 기준에 부합하려면 감내해야 했다.건양대병원 황원민 전 심사평가실장(신장내과)은 "매주 중증도 지표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썼다"면서 "진료과목별로 중증도 지표를 모니터링하면서 해당 과 의료진들과 피드백을 주고 받은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성빈센트병원 또한 중증환자 비율 관리를 최우선으로 꼽았다. 성빈센트병원은 경기 남부권역으로 분당서울대병원, 아주대병원, 고대안산병원 등 쟁쟁한 병원과 경쟁을 하다보니 타 권역 대비 상급종병 지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다.앞서 상급종병 지정평가에서 고배를 마시면서 절치부심의 각오로 환자 중증도를 끌어올리는데 집중했다. 지난 2018년 암병원을 건립한데 이어 지난해 9월에는 심뇌혈관병원을 건립하면서 중증환자 비중을 꾸준히 늘려 나갔다.지난해 코로나19 막바지에 내과 1개 병동을 중환자실로 전환하면서 기존 중환자실 병상 60여개에서 90여개로 늘린 것도 주효했다.성빈센트병원 정진영 기획조정실장(정형외과)은 "중증환자 지표 관리 결과 상종평가 결과 전국 9위라는 성과를 낼 수 있었다"면서 "중증환자 비율 50%를 꾸준히 유지한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성빈센트병원 또한 상종지정 평가에서 중증도 지표와 의료진 확보가 중요한 요소라고 꼽았다. ■ 환자 당 의사 수 확보…경증 환자 전원도 필요또한 환자 당 의료진을 확보하는 것도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에서 큰 역할을 차지했다.특히 4주기 상급종합병원 지정에서 아쉽게 탈락했다가 5주기 지정에 성공한 고신대복음병원은 의료진 확보가 관건이었다. 앞서 4주기 평가에서 환자 중증도가 높음에도 고배를 마신 배경에는 저조한 전공의 지원율과 의료진 부족 문제가 깔려 있었다. 4주기 상급종합병원 지정에서 탈락한 이후 고신대복음병원은 의료진을 흡수하는 데 주력했다. 입원전담전문의 4명을 채용하면서 중증도가 가장 높은 3형을 운영하기 시작했고, 부족한 의료진도 보강했다.고신대복음병원 최종순 기획조정실장(가정의학과)은 "지난 4주기 평가에선 부족했던 흉부외과, 소화기내과, 정형외과 전문의를 대거 채용하면서 의료진을 보강한 것이 상종지정 평가에서 주효했다"고 말했다.환자 당 의료진 수를 늘리는 것은 고신대복음병원만의 미션은 아니었다. 건양대병원과 성빈센트병원 또한 중증도 다음으로 중요한 지표로 '의료진' 확충을 꼽았다.성빈센트병원도 꾸준히 의료진을 늘리면서 지표를 관리했다. 환자 수 당 의사 수를 맞추기 위해 경증환자를 인근 병의원에 적극적으로 회송하면서 비율을 맞춰나갔다.건양대병원은 입원전담전문의 채용이 난제였다. 간신히 입원전담전문의를 4명 채용하는 데 성공하면서 무난히 기준에 맞췄다.4주기에 지정 취소된 고신대복음병원은 의료진을 대거 보강하면서 5주기에서 재지정에 성공했다. ■ 전공의 지원율은 '과제'로 남아3개 병원 모두 최대 과제로 전공의 지원율을 꼽았다. 지난 4주기 평가 당시 전공의 모집에서 미달 사태를 겪으면서 상급종합병원에서 탈락한 고신대복음병원 뿐만 아니라 건양대병원, 성빈센트병원도 전공의 지원율을 끌어올리는 것이 최대 난제다.정진영 기획조정실장은 "전공의 확보가 가장 어렵다"면서 "실제로 흉부외과의 경우 정원을 채웠다가도 중도 이탈하는 경우가 있어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그는 앞으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한 과제로 전공의 지원율을 끌어올리는 것이라고 했다.
2024-01-04 05:30:00병·의원

지역의사제 실효성 있을까? 바의연 "역차별 문제 생길 것"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지역의사제법에 대한 의료계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이는 의무복무 조항의 위헌성 문제 외에도 전형 간의 역차별, 수련교육 부실화 등의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3일 바른의료연구소는 설명자료를 내고 지역의사제의 실효성과 역차별 문제를 지적했다. 일반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은 졸업 후 자신이 원하는 지역에서 원하는 근무할 수 있는 반면, 지역의사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은 특정 지역에서 10년간 근무해야 하기 때문이다.지역의사제의 실효성과 위헌성에 대한 의료계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이 때문에 지역의사 전형의 교과 과정은 일반 전형과 차이가 생길 가능성이 커, 학년 내에서 분열과 역차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 또 일반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이 지역 내에서 평생 근무하거나 공공의료에 종사하고 싶은 경우, 지역의사 전형에 우선권이 보장돼 역차별을 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의무복무 규정에 대한 위헌성과 실효성도 문제로 지적했다. 10년의 의무복무는 외국과 비교했을 때 그 기간이 길어 중간 탈락자가 속출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또 이는 ▲과잉금지의 원칙 ▲직업수행의 자유 ▲거주지 이전의 자유 등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위배·침해한다고 지적했다.만약 이 제도가 시행된 이후 헌법소원 등을 통해서 위헌 결정을 받게 되면, 공공의료와 지역의료 발전을 위한다는 취지와는 관계없이 의사 수만 늘려버리는 결과만 나온다는 우려다. 또 의무복무를 회피할 수 있는 규정인 ▲질병 또는 심신 장애 등의 사유가 의학적인 판단에 의해 매우 주관적일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의대 교육 및 수련교육 부실화 문제도 있다. 지난해 12월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 운영에 관한 법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하면서 국립의전원을 통해 지역의사 교육이 이뤄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그 결과 국립중앙의료원을 교육병원으로 하고 각 지역에 있는 국립병원과 지방의료원을 활용해 공공의료에 관련 교육을 진행할 것으로 보이는데, 그 질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것.특히 국립중앙의료원은 학생 교육에 대한 경험이 거의 없고 교육병원으로서의 수준과 인프라를 갖추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관련 교육이 병원 견학 수준의 수박 겉핥기식으로만 이뤄진다면, 공공의료나 지역의료 교육을 추가로 이수해야 하는 지역의사제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다.바의연은 지역 의료서비스 향상을 위해선 전체적인 지역 보건의료 인력의 확보 방안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취약지 문제의 핵심은 저수가와 열악한 인프라라는 것.지역의료 서비스 향상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민간의료기관들이 자발적으로 대도시 이외의 지역에서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는 설명이다.이와 관련 바의연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역 의료기관들의 경영난 해소를 위한 수가 인상과 세제 혜택 등이 필요하다"며 "이를 통한 수익 창출이 직원 복지와 임금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가 관리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전체적인 수가 정상화가 이뤄진 수준에서 취약 지역의 수가 가산이 더해지는 정도가 돼야 실질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공공의료와 지역의료를 살리겠다는 목적으로 국립의전원을 신설하고, 특별전형을 만들며 의대 정원을 확대해 혈세를 낭비하는 것은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2024-01-03 11:49:28병·의원

성빈센트·건양대·고신대복음 상종 지정…순천향천안 탈락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가톨릭대성빈센트병원, 건양대병원, 고신대복음병원이 상급종합병원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꾸준히 상급종합병원 간판을 유지해왔던 순천향천안병원이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결과적으로 상급종합병원은 총 47개으로 늘었다.복지부 박민수 2차관은 29일 5주기 상급종합병원 지정 의료기관을 발표했다. 보건복지부는 29일 제5기('24~'26) 상급종합병원으로 47개 기관을 지정한다고 발표했다.이번 신규 지정을 통해 그동안 수차례 고배를 마셨던 건양대병원과 성빈센트병원이 3차병원에 진입했다. 고신대복음병원은 4주기 지정에서 아쉽게 탈락했지만 5주기에선 상급종합병원 타이틀을 되찾았다.상급종합병원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린 건양대병원 배장호 의료원장은 "새병원 개원을 비롯해 최첨단 시설과 장비를 갖추고 우수한 의료진을 꾸준히 영입하는 등 지역 의료시스템 개선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성과라고 생각한다"며 3차병원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상급종합병원은 '중증질환'에 대해 난이도가 높은 의료행위를 전문적으로 하는 종합병원으로 3년마다 재지정한다.복지부는 이번 제5기 상급종합병원 지정과정에서 환자구성비율 등 중증질환 진료 관련 지표를 기존 30%에서 34%로 상향 조정했다. 또한 입원환자전담전문의 인력확보와 더불어 중환자실·음압격리병실 병상확보율, 코로나19 참여기여도 등 시설 지표도 신설하면서 기준을 강화했다.5주기 지정된 상급종합병원들은 앞서 정부가 발표한 '필수의료 혁신전략'에 발맞춰 내년 1월부터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는 상시 입원환자 진료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또한 복지부는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 제도 전반을 재검토해 필수의료 대책과 연계해 지역완결형 의료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상급종합병원은 의료전달체계에서 선도적 위치에 있는 만큼 이들을 중심으로 지역 병의원들과 협업-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상급종합병원이 중증진료에 집중하면서 진료-연구-교육 3박자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지원함과 동시에 인프라 현황 등 의료이용 행태 등 의료수요를 분석해 '의료지도'를 개발할 예정이다. 이어 의료지도를 통해 진료권역을 재설정하고, 현실에 부합한 개편안을 제시할 계획이다.보건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은 "의료 수요·공급 등 의료현실과 지역완결형 의료체계 구축, 의료기관 평가체계의 개선방향 등 정책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급종합병원의 지정·평가 체계도 합리적으로 개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복지부는 29일 5주기 상급종합병원 지정 의료기관을 발표했다. 
2023-12-29 11:39:43정책

전문의 수준이라는 챗GPT…시험 출제도 가능할까?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거대 언어 모델(LLM)의 대표 주자인 챗 지피티(Chat-GPT)가 전문의 수준에 이르렀다는 보고가 이어지고 있지만 한계는 여전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필요한 논문을 제시하고 학생 수준의 객관식 시험을 출제한 뒤 모범 답안을 제시하는 일을 시키자 탈락 수준의 결과를 내놨기 때문이다.챗 지피티가 전문의 수준에 이르렀다는 보고가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한계가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현지시각으로 21일 학술 병리학(Academic Pathology)지에는 챗 지피티를 활용해 시험 문제를 생성하는 최초의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10.1016/j.acpath.2023.100099).거대 언어 모델, 이른바 생성형 인공지능을 불리는 챗 지피티는 의학 분야에서도 활용성을 두고 활발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 도구 중 하나다.모델이 고도화되면서 사실상 전문의 수준까지 이르렀다는 보고가 나오면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상황.실제로 미국 앤서블헬스(Ansible Health)의 연구 결과 챗 지피티는 이미 미국 의사 시험(USMLE)를 무난하게 통과한 바 있다.스텝 1,과 스텝2, 스텝 3 등 3단계에 걸친 의사 시험 문제에서 추출한 305개 문항을 단 5초만에 풀어내며 합격점을 받은 것.특히 미국 유타의과대학에서 이뤄진 연구에서는 전문의 수준의 심층적인 임상 분석 질문 13개를 의학적 오류 없이 풀어내 주목받은 바 있다.챗 지피티가 풀어낸 답변을 세계적 권위의 미국암연구소에 의뢰하자 전문가 모두가 100%의 동의로 의학적 근거가 충분하며 정확한 답변이라고 평가한 것이다.미국 보스턴 의과대학 알렉산더(Alexander Ngo)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챗 지피티에게 학생들을 위한 시험 문제 출제 과제를 준 배경도 여기에 있다.이미 전문의 수준까지 이르렀다면 학생들에게 필요한 문제를 내고 모범 답안을 작성하는 일도 가능할 것이라는 가정에서다.이에 따라 연구진은 보스턴 의과대학에서 진행되는 면역학 수업에 대한 자료를 모두 챗 지피티에게 주고 학생들을 위한 모의 문항을 만들라고 주문했다.객관식 문항을 만들고 정답에 대한 설명을 붙여 학생들을 위한 교육 자료를 만들라고 지시한 셈이다.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필요한 학습 자료와 논문을 모두 챗 지피티에게 주었음에도 60개의 질문 중 19개만 제대로 만들어냈기 때문이다.알렉산더 교수는 "매우 안타깝게도 챗 지피티는 그 많은 자료를 가지고도 불과 32%만 제대로 된 근거를 갖춘 질문과 답변을 만들었다"며 "지금까지 챗 지피티의 성능을 참조해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된 주문을 했지만 결과는 기대에서 한참 떨어졌다"고 설명했다.또한 챗 지피티는 질문에 대한 올바른 답변을 내는데도 실패했다. 절반이 넘는 질문에 대해 잘못된 답변을 제시했기 때문이다.거짓말도 여전했다. 실제로 60개의 질문 중 25%는 의학적 근거가 없거나 낭설에 불과한 정보를 끌어왔다.알렉산더 교수는 "현재 챗 지피티를 활용해 리포트나 나아가 논문 작성까지 활용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실망스러운 결과"라며 "그럼에도 챗 지피티를 학생 교육에도 활용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동료 평가(피어 리뷰)를 거친 최초의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는 있다"고 설명했다.이어 그는 "32%의 결과는 사실상 학생 수준에서도 낙제점에 해당한다"며 "하지만 여전히 많은 연구자들은 학생 교육에 있어 챗 지피티가 유용하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는 만큼 관련 연구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2023-12-22 05:30:00의료기기·AI

의대증원 시작도 안했는데 벌써 '의대 준비' 이과 자퇴율 급증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의대준비를 이유로 이공계 학생들의 자퇴율이 치솟고 있는 가운데 의과대학 증원까지 강행할 경우 이공계 붕괴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의대증원 추진에 따른 연쇄반응으로 이공계가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 국회 교육위원회 강득구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교육부를 통해 확보한 서울 주요 15개 대학의 자연계열 학과 자퇴현황을 파악해 발표했다.의대쏠림 현상으로 이공계 이탈률이 높은 상황에서 의대증원 정책은 더 심각한 이공계 인재 공백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3월부터 2023년 4월까지 서울 주요 15개 대학의 중도탈락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자연계열은 12만2933명 중 5984명(4.9%)가 중도에 그만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문계열 재적인원 46만6991명 중 1만1856명(2.5%)이 중도탈락한 것 대비 약 2배 높은 수치다.자퇴생만 별도로 계산해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3년간 인문계 자퇴율(8201명)은 1.8%였으나 자연계의 경우(5259명) 2.3%로 나타나 2.3배 더 높았다.연도별로 살펴보면 인문계 중도 탈락률은 2020학년도부터 매년 2.8%→2.3%→2.5% 수준을 보인 반면, 자연계는 4.8%→5.3%→4.5%로 인문계보다 두 배 가량 높은 수준을 보였다.자퇴율도 인문계가 2020학년도부터 매년 2.0%→1.5%→1.8% 수준을 보였으나 자연계는 4.2%→4.7%→3.9%로 2021학년도의 경우 3배나 높은 수준을 기록해 중간에 그만두는 학생이 많았다.더 심각한 문제는 소위 SKY라로 칭하는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의 경우 이 같은 현상이 더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인문계 자퇴율은 1%미만에 그쳤지만 자연계 자퇴율은 4~5.2%로 최대 5.7배까지 격차가 벌어졌다.SKY대학을 제외한 12개교(건국대·경희대·광운대·동국대·서강대·서울시립대·서울여대·성균관대·숭실대·중앙대·한국외대·한양대)로 한정해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3년간 이들 대학의 자퇴율은 인문계가 1.7~2.4% 수준이었으나 자연계는 3.7~4.4%로 2배 가량 높았다.SKY 자연계 학생들은 의대에 진학하기 위해 대학을 다니며 다시 입시를 준비하는 반수를 택하거나, 자퇴 후 재수 등 N수에 나서는 경향이 뚜렷하다는 게 입시 전문가들의 전언. 이들은 중상위권인 서울 주요 대학에서는 연쇄적으로 SKY 자연계나 보건의료계열에 진학하기 위한 흐름이 이어진다고 보고 있다.의대 정원을 확대할 경우 이 같은 현상이 극대화될 것이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상황이라는 게 강 의원의 우려다.강득구 의원은 "상위권 대학의 이공계열 인재들이 오로지 의대로만 향하는 현상"이라며 "사회적으로도 미래 인재를 육성하지 못하고 과학기술 인재 확보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그는 이어 "안정성만 추구되고 혁신으로부터 멀어지는 대한민국 사회는 전혀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이러한 현상을 막기 위한 대책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2023-10-26 11:37:19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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